2022. 4. 7. 14:33ㆍ카테고리 없음
비가 멎기에, 시내는 파란 하늘마저 보이기 시작하기에 혹시나 노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두문동재를 올랐습니다. 두문동재는 태백과 고한을 잇는 고개죠. 1981년 38번 국도상에 개통되었는데 2001년 11월 1일 두문동재 터널을 개통하면서 확장하고 직선화했습니다. 그래서 구도로는 이제 일부러가 아니면 잘 가지 않게 됩니다.

심하게 굽은 금대봉길, 구 두문동재길
역시나 노을을 보겠다는 마음은 욕심이었는지, 안개가 자욱하고 바람이 칼날처럼 날카로웠지요. 어둑해진 도로와 태백산 자락이 약간 무서워서 좋았습니다.

두문동재 정상에 오르면 해발 1268m로 꽤 높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에 매점도 있고 해서 커피도 마실 수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하게 금대봉을 오르는 입구만이 있습니다.
'두문동'은 두문불출이라는 말의 유래가 된 곳이라고 합니다.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민왕을 섬기던 유신 중 두문도에 살던 이가 이곳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하며 두문동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금대봉은 야생화 투어 코스가 있는데요,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에 다시 가볼 수 있을까요? 이곳은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이어서 태백역에서 투어버스를 탑승하면 이곳에서 내려줍니다. 금대봉을 입산하여 약 다섯 시간 동안 검룡소까지 탐방하고 내려오면 기다리고 있는 투어버스로 다시 태백역으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내년에는 운영했으면 좋겠네요.

2021년 야생화 투어 버스 운행 안내. 2022년에도 운행하게 될까?
겨울에 눈꽃을 보러 태백산도 많이 오르지만 이 코스도 많이들 찾는 모양입니다. 밤에 비가 눈으로 바뀌었는데, 이 스산한 곳이 어떤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합니다.


무튼 해가 지고 있어서 노을은 포기하고 너덜샘을 찾기로 했습니다.
금대봉 너덜샘이 낙동강의 지리적 발원지로 알려져 있었지만 1980년대 초 지리연구가인 이형석씨에 의해 이곳 너덜샘이 아닌 매봉산 천의봉의 너덜샘이라고 새롭게 밝혀졌다고 합니다.(위키백과, 이 사실을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알게 되었다 ㅠㅠ) 진짜 너덜샘을 찾아서 다시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낙동강의 발원지로 황지연못을 꼽고 있는 것은 각계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황지연못은 용출지이고 그 시작은 천의봉 너덜샘이라는 이야기와 그래서 진짜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연못인가, 너덜샘인가 하는 것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채로 논쟁거리입니다. 아무튼 그 너덜샘은 이 너덜샘은 아닌 것으로...

너덜샘 표지석
이곳 너덜샘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수대도 갖추어져 있지요. 처음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호스를 연결하여 썼는데, 이제는 태백시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외선 살균기로 식수를 살균하고 있는데, 동절기에는 원수량이 적어서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안내문이군요.

식수로 이용 가능한 너덜샘

수도꼭지가 고장이 나서 물이 흐르고 있는데, 동파 방지를 위해 일부러 고장을 낸 것은 아닐까?

샘터 주변에 얼음이 얼어 있다. 이미 한겨울
너덜샘이 조금 입소문을 탄 이유는 캠핑족들 덕입니다. 캠핑족이 먼저인지, 화장실 설치가 먼저인지는 알 수 없으나 비교적 날이 따뜻한 계절에는 이곳에 차박이나 캠핑을 하러 찾는 손님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 9월에 이곳을 지날 때에 텐트가 여러 동 지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터도 꽤 넓어요. 물론 지금은 극한(劇寒)으로 이곳에서 주무시면 입이 돌아가 버리고 말 거예요.
그리고 차박이나 캠핑을 하실 때 혹시 혼자 가셔서 혼술 하실거면 추천드릴 술이 하나 있어요.
카카오톡 스토어 태백산
청정산소도시 태백에 위치한 마을기업 (주)태백산입니다.
store.kakao.com

너덜샘터 간이 화장실

터가 넓어서 캠핑하기에 좋다.

해가 지고 있기에 얼른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돌아 나오는데 지도에 '도깨비도로'라는 곳이 보이기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도깨비도로는 대부분 착시현상으로 경사가 반대로 기울어 있는 곳을 말하지요. 이곳도 그런 곳인가 봅니다.
봄이 오면 야생화 투어를 할 수 있는 곳, 여름이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 겨울이면 눈꽃 산행을 할 수 있는 곳 금대봉과 너덜샘이었습니다.
굽은 도로 운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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