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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문소 - 백룡이 청룡과 싸워 이겨 승천하면서 생긴 구멍

태백지킴이 2021. 12. 30. 14:10

기름 값이 너무 비쌉니다. 곧 내릴 거라고는 하는데, 당장 배고픈 구루마를 굶길 수는 없어서 조금이나마 싼 곳을 찾아 도경계를 넘어갑니다. 그 김에 드라이브 하는 거죠.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것도 재미있고, 단풍이 좋은 요즘은 태백과 인접한 어느 도로를 달려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구문소에서 태백터널을 통해 대현으로 갔다가 석포를 슬쩍 핥고 다시 태백으로 돌아오는 약 20Km의 코스는 31번국도의 구 도로와 910번 지방도를 경유하는 코스입니다. 낮 시간에는 계절이 가는 것을 잘 느낄 수 있고, 밤귀신이 들린 어느 날 밤에도 별을 보거나 으슥함을 즐기러 부러 지나가기도 하는 길이죠.

 

도로 주변의 백천계곡과 함께 달립니다. 이 백천 계곡물은 황지연못에서 시작한 낙동강줄기와 석포 육송정에서 만나 뻗어갑니다.

아래 영상에 고개만 돌리면 눈에 가득 들어오는 태백의 가을 단풍을 구경해보세요 ( 자체 BGM 있습니다. )

 

 

소천에서 육송정 삼거리까지 오면 갈래 길을 만나는데, 좌회전하면 태백으로 다시 들어가는 길이고, 우회전하면 승부역과 최근 영화 「기적」으로 알려진 양원역으로도 이어집니다.

 

구문소 마을은 강원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태백에서도 가장 남쪽 마을입니다. 그래서 경상도에서 태백으로 들어올 때에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마을이지요. 기이한 고생대지형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만큼 전설도 가득합니다. 구문소는 황지천이 굽이쳐 몇 만 년에 거쳐서 두드리다 돌산을 뚫었고, 원래의 물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질 공부하던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카르스트지형 중에서도 석회동굴은 흔한 것이지만 지표면에 드러나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마을의 지형과 지질을 보고 있으면 존재에 대한 겸손함을 갖게도 됩니다. 험준한 산을 타지 않고도 산책삼아 나선 길가에도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휘어지고 뚫어진 산들을 보면서 저의 부산한 마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미약한지도 느끼게 되죠.

지금보다 수량이 많은 지난 여름에 찍은 구문소의 시원한 물줄기입니다.

 

 

구문소 일대를 걷다 보니 여기도 바람개비가 있네요? 동백산역에서 만났던 그 바람개비와 같은 것일까요?

사실 구문소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이곳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지만 사심이 고스란히 드러날까 싶어 참아 봅니다. 쿄쿄

구문소에서 저희 회사가 가깝습니다...첫방문이신 손님들은 바람쐬는 셈치고 구문소로 구경가기도 하지요..

근데 저희 회사는 뭘 하는 회사일까요 ?